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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운명은 성취하는 것 20세기 초, 이탈리아에 한 청년이 있었다.그에게는 독특한 버릇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고민이 되는 상황마다 동전 던지기를 하는 것이었다. 한 때 그에겐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다."파리의 적십자사로 전근을 가느냐, 어느 디자이너 가게에서 일하느냐"그는 앞면이 나오면 디자이너 샵으로, 뒷면이 나오면 적십자사로 전근을 가기로 마음먹었다.결과는 앞면이 나와 디자이너 샵으로 가게 되었던 것이다.이렇게 패션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곧 재능을 인정받아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 디오르(Dior)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디올이 죽고 후계자로 지명된 그는 또 다시 동전을 던진다.회사에 남아 디올의 뒤를 이을 것인가 아니면 독립하여 내 이름으로 가게를 낼 것인가?결국, 독립을 택..
온라인이복희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을 무통장으로 입금시켰다온라인으로 전산처리되는 나의 사랑은몇 자리의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오늘 날짜는 생략하기로 하자의뢰인이 나였고 수취인이 너였다는 사실만 기억했으면 한다통장에 사랑이 무수히 송금되면너는 전국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 인출하여 유용할 수 있고너의 비밀 구좌에 다만 사랑을 적립하고픈이 세상에 어디에서도 우리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로서는 사랑하지 말자오늘도 나는 은행으로 들어간다무통장 입금증에 네 영혼의 계좌 번호를 적어 넣고내가 가진 얼마간의 사랑을 송금시킨다
'할아버지의 파스'어느 날 밤 허리가 너무 아파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할아버지가아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여보, 약통에서 파스 좀 꺼내여기에 붙여줘요.”할머니는 불도 켜지 않은 채어둠 속에서 손에 닿는 대로 파스를 꺼내평소 하던 대로 남편의 허리에정성스럽게 붙여주었습니다.할아버지는 따뜻한 아내의 손길에 위로받으며“당신이 붙여주는 파스가 최고지!”라고 말하며다시 잠에 들었습니다.아침이 밝았습니다.이날은 김장하는 날이었습니다.할머니는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김장을 마치고 나니 허리가 아파져 와서지난밤 남편에게 붙여줬던 파스가 생각났습니다.약통을 뒤졌지만, 어찌 된 일인지파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대신 ‘신속배달 중화요리, ○○반점’이라고 적힌중국집 홍보 스티커만 보였습니다.그제야 할머니는 지난밤 붙여준 ..
세상의 길가김용택내 가난함으로세상의 어딘가에서누군가가 배부릅니다내 야윔으로세상의 어딘가에서누군가가 살이 찝니다내 서러운 눈물로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새벽밥같이 하얀풀꽃들이 피어납니다
시골 국민학교를 추억함유하내 가슴엔 아직도 사루비아의 달콤함이 살고여선생님 하얀 치아의 눈부심과 새 수련장빠알간 색연필로 쓴 참 잘했어요가 산다히말라야시다 오동나무 가지 사이로놀러 온 햇볕도 다람쥐도 찌르레기도어린 풍금 소리에 맞춰가슴에 달린 손수건처럼 마음을 펄럭이던,그래 생명의 모든 국민학교가 거기 있었지아직도 내 입 안에 사는철수와 영희, 아련하게 바둑이를 부르며둥글게 둥글게그 착한 영혼의 이름들로 충만한 운동장아, 다시 가고 싶어라환한 금빛,모래알의 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