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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딸의 통화 본문
딸의 통화
김영태
올해 대학교에 들어간 딸이
7평 집이 좁은 것은 아닌데
엄마, 아빠와 같이 잠을 자는 것이
좁아서 싫은 것은 아닌데
아침이면 복닥거리는 화장실로
지각하여도 짜증나는 것은 아닌데
이제는 저 혼자 쓰는 방을 갖고 싶단다.
다른 것은 모두 집에서 하더라도
궤짝을 화장대로 하더라도
아기자기 화장품을 올려놓고 싶다고
그런 엉터리 같은 방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냥, 좋겠다고 친구와 통화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딸의 말을 못들은 척
눈만 끔벅일 때 책 속의 글들이
꼬물꼬물 책 밖으로 기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