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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손금과 손등 본문
손금과 손등
박서영
다방 옆자리 노인이 아가씨 손금을 봐 준다
중년의 아가씨
부끄럽게 두 손을 가지런히 탁자 위에 올리는데
손등에 파란 혈관이 굵직굵직하다.
툭 튀어나온 혈관이 아버지에게 밥을 배달한다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혈관은 늘 터질 듯 긴장상태다
오빠를 위해 돈을 번 혈관은 이제 콧노래를 부른다
가난한 가족을 가졌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끝없이 손을 갖다 바치는 것
다방 아가씨 손등엔
물푸레나무 가지들이 그녀의 재산처럼 뻗어 있다
농부와 어부와 노동자와 예술가
자연의 체온이 빚어낸 아름다운 손
손금의 운명이 진화하면 손등의 풍경이 된다
저기 보라,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 바르고
착하게 웃고 있는 주름살투성이 미스 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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