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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손금과 손등 본문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손금과 손등

감사공 2025. 5. 24. 17:21

손금과 손등

박서영

다방 옆자리 노인이 아가씨 손금을 봐 준다 
중년의 아가씨 
부끄럽게 두 손을 가지런히 탁자 위에 올리는데 
손등에 파란 혈관이 굵직굵직하다.

툭 튀어나온 혈관이 아버지에게 밥을 배달한다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혈관은 늘 터질 듯 긴장상태다 
오빠를 위해 돈을 번 혈관은 이제 콧노래를 부른다

가난한 가족을 가졌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끝없이 손을 갖다 바치는 것 
다방 아가씨 손등엔 
물푸레나무 가지들이 그녀의 재산처럼 뻗어 있다

농부와 어부와 노동자와 예술가 
자연의 체온이 빚어낸 아름다운 손 
손금의 운명이 진화하면 손등의 풍경이 된다

저기 보라,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 바르고 
착하게 웃고 있는 주름살투성이 미스 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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