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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산중문답

감사공 2023. 7. 8. 20:23

산중문답

이원규

으름덩굴 짙푸른 그늘 아래
한 평짜리 대나무 평상
에프킬라를 버리고
구례 장터에서 사온 모기장을 쳤다

닭장에서 암탉이 울고
얼마나 울었는지
토끼장의 토끼는 두 눈이 빨갛다

모기장 속에 드러누워
낮잠을 자려다 모기장 밖의 모기와
두 눈이 딱 마주쳤다

배고프냐, 약 오르지?
치사한 놈, 네 피는 너무 탁해!
어쭈구리, 알만 배면 다냐?
넌 가려울 뿐이지만 난 생존의 문제야.

햐아, 이놈 봐라, 빨대도 입이냐?
벼엉신, 모기장 속에 갇힌 건
바로 너, 그게 네 인생이야!

도둑고양이 한 마리
씨익 웃으며 돌담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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