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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어머니의 애인 본문
어머니의 애인
주용일
일흔다섯 어머니에게
아직 여자가 남아 있는 것일까
때때로 어머니를 찾아와
두런두런 속삭이는 한복 입은 할아버지
팔순 너머의 세월 속에도
남자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말이 없다
그 나이면 아무도 모르는 눈빛으로
서로의 남성과 여성을 애무할 수도 있겠다
나는, 시들어가는 꽃
어머니가 이쁘다
새벽녘 안간힘으로 끙ㅡ 뒷일을 보시며
푸른 목숨이나 푸른 사랑을 꿈꾸는,
오늘도 어머니는 머리 빗고 옷매 고르고
한복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얼굴에 홍조까지 내비치며
어머니 속의 젊은 여자가 교태를 부린다
그토록 어머니의 한 생을 힘겹게 하던
아버지 가신지 이십 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