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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염전중학교 본문
염전중학교
이문재
교가는 생각나지 않았다
십팔 년 만이다. 우연히 중학교 동창회에
끼어들어 국밥에 캔 맥주 마신다. 다들
열심히 늙는구나. 같이 염전에 가서
멱 감던 놈은 군대 가서 죽고, 그 여자 애는
미치고 미쳐서 떠났다 한다. 십팔 년만……
후아 웃통을 벗어도 덥구나. 야 이 새끼야
뒈진 줄 알았다. 낮술 어지러워 붕붕
위이잉, 너무 빨리들 늙는구나. 전속력으로
예까지들 왔구나. 희망에들 속았구나
그러고 보면 소금은 찌꺼기다
태양이 마지막까지 거두어 가지 않는
버림받음인 것, 잔류인 것
교가의 첫 구절은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
빈칸이 더 많은 주소록 받아 들고
땡볕 속, 없는 염전 가는 길, 띄엄띄엄
걷는다. 학교가 안 보이는 언덕배기서
토악질한다. 아, 십팔 년이…… 가 버렸다
염전 막아 만든 김포 쓰레기 매립장
나는 태양을 쏘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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