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손금 본문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손금

감사공 2025. 4. 27. 12:24

손금

임영조

손바닥을 펴본다
보면 볼수록 난해한 미로
길흉화복이 미세하게 음각된
내 생의 판도가 드러난다

지난날 무심히 지나쳐 온
산과 들이 보이고
구겨진 세월처럼 흐르는 강물
내가 걸어온 길도 보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저문다

신은 맨 처음
인간을 이 세상에 보내며
두 장의 지도를 쥐어 보냈다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그래서 함부로 보여주기 거북한
운명의 기호를 새겨 보냈다

해답은 일러주지 않았다, 다만
저 홀로 분별할 혜안을 주고
저 홀로 걸어갈 수족을 주었을 뿐

아, 이 많은 길 중에
나는 여태 어느 길로 왔을까?
다시 손바닥을 펴본다
좀처럼 판독하기 어려운
이 무용(無用)의 지도를 쥐고
나는 아직 오리무중
영원한 미궁 속을 헤매는 걸까?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물치 이론  (0) 2025.04.29
퍼덕거리는 가물치  (0) 2025.04.27
폐타이어  (0) 2025.04.23
외로움  (0) 2025.04.23
바람의 묵비  (0)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