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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터미널 식당

감사공 2024. 1. 21. 16:39

터미널 식당

나태주


인천종합버스터미널 지하층
터미널 식당
운전기사며 노동자며 뜨내기들
아무나 찾아들어 백반이든 국수든
차려놓은 음식 제 손으로 양껏
퍼서 먹는 집
얼굴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자리를 권하며 양보하며
밥을 먹는 집
고향 말씨 하나만으로도
고향 사람이라고 챙겨주고
같은 버스 타고 왔다고 동행이라고
마음 써주는 사람들
아 여기에 내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사람 사는 세상이 남아있었구나
정말로 건강하고 사람다운 사람들
여기에 모두 모여 밥을 먹고 있었구나
나도 그 집에서 국수
양껏 먹고 오천 원 내고 나오면서
밥 먹은 배보다도
마음의 배가 더 불러
만나는 사람마다 실없이
웃음 지어 보이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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