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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엎지르다 본문
엎지르다
이재무
저녁을 먹다가 국그릇을 엎질렀다
남방에 튀어오른 얼룩을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박박 문질러 닦다가
문득 지난 날들이 떠올려졌다
엎지른 것이 어찌 국물 뿐이었을까
살구꽃 흐드러진 봄날
네게 엎지른 감정
울음이 붉게 타는 늦가을
나를 엎지른 부끄럼
시간을 엎지르며 나는 살아왔네
물에 젖었다 마른 갱지처럼
부어오른 생활의 얼룩들
엎지른 것이 어찌 국물 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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