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숟가락 소리 본문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숟가락 소리

감사공 2023. 2. 9. 12:57

숟가락 소리

이진엽

밥사발에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풍경 소리보다 더 맑고 청청하다
저 소리 나는 곳에 사람이 살고 있고
기쁨과 슬픔도 다북쑥처럼 엉켜 있다
하루에도 세 번씩
이승 멀리 번져 가는 쾌청한 울림들
목탁 치는 소리가 어찌 절집에만 있으랴
삶은 어지러워도
밥을 먹는 순간만은 사문沙門의 몸짓으로
그저 순하게 하루의 업을 닦는다
아,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밥사발에 숟가락 부딪치는 그 소리

*사문沙門 : 불교에서, 출가하여 도를 닦는 사람을 이르는 말.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꽃에게  (0) 2023.02.09
除夕(제석)  (0) 2023.02.09
讚柿泉(찬시천)  (0) 2023.02.09
꽃과 돈  (0) 2023.02.09
  (0)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