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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상추쌈이나 한 상 본문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상추쌈이나 한 상

감사공 2025. 6. 6. 20:46

상추쌈이나 한 상

성미정


눈물 마른 날에는 상추쌈이나 한 상
먹어야겠다 시들부들 말라가다가도
물에 담그기만 하면 징그럽게
다시 살아나는 상추에 밥을 싸서
한 입 가득 먹으며 지금
눈에서 나오는 물은 상추 때문이라
말하며 목이 메게 상추쌈이나
먹어야겠다 세월이 약이란 새빨간
거짓말에도 아물지 않는 상처에
된장을 척 발라 꾸역꾸역 삼켜봐야겠다
주먹으로 가슴패기를 팍팍 쳐가며
섬겨봐야겠다 상추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얗고 끈끈한 진액이 불면증엔
특효약이라니 상추쌈이나 한 상
가득 먹고 뿌리까지 시들게 하는
오래된 상처일랑은 그만 이겨버리고
뉘엿뉘엿 날이 저물 때까지
낮잠이나 자는 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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