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할머니의 오징어

2025. 5. 26. 11:39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죽도 할머니의 오징어

유하


오징어는 낙지와 다르게
뼈가 있는 연체동물인 것을
죽도에 가서 알았다.
온갖 비린 것들이 살아 펄떡이는
어스름의 해변가
한결한결 오징어회를 치는 할머니
저토록 빠르게, 자로 잰 듯 썰 수 있을까
옛날 떡장수 어머니와
천하 명필의 부끄러움
그렇듯 어둠 속 저 할머니의 손놀림이
어찌 한갓 기술일 수 있겠는가
안락한 의자 환한 조명 아래
나의 시는 어떤가?
오징어회를 먹으며
오랜만에 내가, 내게 던지는
뼈 있는 물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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