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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초겨울 저녁 본문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초겨울 저녁

감사공 2023. 11. 14. 14:45

초겨울 저녁

문정희​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 버리고 정갈해진 노인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앉아
바람이 불어도
좀체 흔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성한 꽃들과 이파리들에 휩쓸려 한 계절
온통 머리 풀고 울었던 옛날의 일들
까마득한 추억으로 나이테 속에 감추고
흰 눈이 내리거나
새가 앉거나 이제는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 대지의 노래를 조금씩
가지에다 휘감는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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