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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세(柳志世*朗惠)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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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누나

감사공 2023. 3. 1. 20:32

* 엊그제 소개한 문정희 시인의 <오빠>를 패러디한 시입니다. ^^

누나

이종보

 
이제부터 세상의 모든 여자들을
모두 누나라고 부르기로 했다
 
집안에서 옷을 제일 많이 사고
아버지의 사랑도 독차지한
우리집의 여자들만 누나가 아니다
 
누나!
이 아랫목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여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주기로 했다
 
누나라는 말로 한방 먹이면
어느 여자인들 입가에
보름달빛 같은 미소 돌지 않으리
별이 되지 않으리
 
아직까지 황사 자욱해
길에 하늘에 흙먼지뿐인
안쓰러운 불혹을 위해
세상 여자들은
이제 모두 나의 누나가 되었다
 
상처 입은 사내에게
봄볕 같은 웃음소리
살맛나게 건네주는 그 위로를
어찌 누나라 불러주지 않을 수 있으랴
누나로 불리고 싶어 안달이던 그 마음을 어찌
북극성처럼 밤하늘에 달아주지 않을 수 있으랴
 
누나!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세상엔 모든 꽃뱀들 사라지고
팜므파탈이 사라지고
오히려 두둑한 핸드백을 들고와
양복 한 벌 사주고 싶어 가슴 설레이는
누나들이 사방에 있음을
나 이제 용케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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