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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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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공 2024. 3. 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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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불영사 넘어가는 길에
거대한 굴참나무가 누웠다
지금도 넘어지면서 쿵 하는 소리가
산을 울리는 것 같다
가지와 뿌리는 벌레들에게 다 주고
반쯤 썩은 몸통에선 다시
여린 잎이 피어나고 있다
까치들이 우짖는 산비탈에는
그 아들 손자의 손자뻘 되는
굴참나무들이 관음상처럼 늘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있다
비바람과 눈보라의 고행 끝에
흙으로 돌아간 굴참나무
이젠 깊은 침묵 속 나무부처가 되어
불영사 넘어가는 길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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