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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위하여

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by 감사공 2025. 5. 3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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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위하여

임영조


살다 보면 문득
나를 잊고 싶을 때가 있다
급행열차 선반에 얹어놓고
꾸벅꾸벅 졸며 가다가
그만 깜박 잊고 내리듯
나를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또
나를 살살 유인해
어느 으슥한 술집으로 끌고가
진탕 술이나 먹이면서
주정하듯 함부로 지껄이는 불평과
입 밖에 낸 적 없던 저주까지도
곰곰 새겨듣고 싶을 때가 있다

말이 말을 구속하거나
재떨이 같은 세상에
꽃씨 부리듯 시를 쓰고 있음을
자각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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