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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이동순
겨우내
햇볕 한 모금 들지 않던
뒤꼍 추녀 밑 마늘 광 위으로
봄비는 나리어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눈감고 누워 세월 모르고 살아 온
저 잔설을 일깨운다.
잔설은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
잔설이 떠나고 없는
추녀 밑 깨진 기왓장 틈으로
종일 빗물이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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