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3. 4. 1. 08:05

무인도의 봄

한홍자

머리채 끌어당기는 바람과
해무에 몸을 푸는 바다 한가운데
점 하나 찍어 놓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한 죄로
무덕무덕 올라오는 안개에 묶여
용이 승천하려던 그 자리를 차지하고

넓은 바다가 무섭지도 않은지
겁 없이 그 많은 꽃들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한상 가득 차려놓은 진수성찬에
파도만 찾아와 쉬었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