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3. 2. 27. 22:05

친구

김남조


오늘 아침
불현듯 그 사람 생각 간절하니
그 집에 가서
살얼음 아래 샘물 퍼올려
물동이 채워주리
나의 수첩에
그의 공복 시간과 
그가 간혹 울음 울 때를
예측하여 기록하리

겨울 지나면
봄이 오는 당연지사도
감격으로 기다리자 일러주고
때때로 폭풍 덮치는 쓸쓸함도
가슴 쓸어 낫게 할
음악
알려주리라

친구여
전날에 그대가 내게 해준 그대로를
내가 되돌려주리
그대의 사랑 원수 갚아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