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5. 6. 13. 20:39

꽃 장수

곽재구


젊은 여자 약사가 
할머니의 구부러진 등에 
파스를 붙이는 모습을 
낡은 손수레가 바라보고 있다

오매 시원허요 
복 받으시오

손수레 위 
서향(瑞香) 두 그루
라일락 세 그루
할머니가 손수레 끌고 
오르막 동네 오르는 동안
햇살이 낡은 지붕들 위에
파스 한 장씩 붙여준다

가난한 집들의 뜰에서
할머니 등의 파스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