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딸의 통화
감사공
2025. 5. 22. 12:01
딸의 통화
김영태
올해 대학교에 들어간 딸이
7평 집이 좁은 것은 아닌데
엄마, 아빠와 같이 잠을 자는 것이
좁아서 싫은 것은 아닌데
아침이면 복닥거리는 화장실로
지각하여도 짜증나는 것은 아닌데
이제는 저 혼자 쓰는 방을 갖고 싶단다.
다른 것은 모두 집에서 하더라도
궤짝을 화장대로 하더라도
아기자기 화장품을 올려놓고 싶다고
그런 엉터리 같은 방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냥, 좋겠다고 친구와 통화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딸의 말을 못들은 척
눈만 끔벅일 때 책 속의 글들이
꼬물꼬물 책 밖으로 기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