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5. 4. 12. 16:28

나무에 대하여

박시교


나무도 아름드리쯤 되면 사람이다 

안으로 생각의 결 다진 것도 그렇고

거느린 그늘이며 바람 그 넉넉한 품 또한

격格으로 치자면 소나무가 되어야 한다

곧고 푸르른 혼 천년을 받치고 서 있는

의연한 조선 선비 닮은 저 산비탈 소나무

함부로 뻗지 않는 가지 끝 소슬한 하늘

무슨 말로 그 깊이 헤아려 섬길 것인가

나무도 아름드리쯤 되면 고고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