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장례식장 엘리베이터엔 거울이 없었으면 좋겠다
감사공
2025. 3. 29. 21:27
장례식장 엘리베이터엔 거울이 없었으면 좋겠다
복효근
친구가 죽었다
저녁밥 때에 맞추어 조문을 갔다
서두르지 않았다
돼지고기 편육을 새우젓에 찍는데
새우 그 작은 눈이 떠다녔다
밥맛이 좋았지만 차마
한그릇 더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비애가 비계처럼 씹혔다
친구가 아니고 친구 아내가 죽었다면
몇 시간 더 머무르다가 아니
발인까지 지켰을지 모른다
화장실 가는 척 일어서면서도
무료주차권에 스탬프 찍는 걸 챙기는데
영정 속의 친구가 웃는다
삭지 않은 새우젓 새우눈깔 같은
말줄임표 몇 개가 허공을 떠다녔다
장례식장 엘리베이터엔 거울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