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5. 3. 10. 12:22
봄소식
임영조
구름 자락 접히는 三月
햇빛 속에 바람 속에
가려운 기억들이 새로 터지며
석별한 당신 또 오는가 싶게
낭랑한 목소리로 풀리는 강물,
강 건너 마을엔 시방
복사꽃 환히 웃고 있는지
산그늘 스며든 바위 틈새로
졸졸 겨울이 녹는 기척,
그 소리는 금세 내게로 와서
무어라고 속삭이다 가는지
남으로 낸 창문을 열면
파란 하늘을 이고 오는 山,
산이 그린 그림은
노상 은유가 절반이다.
오늘은 또 누가 오는지
하얀 새조끼를 입고 와 우는
까치의 맵시가 눈부신 아침
바라건대 천주여,
이런 날은
저승에 간 누님과
서러운 재회라도 갖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