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5. 3. 4. 20:30

​#19금현대시

위대한 체온

이덕규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 위에 돌멩이 하나가
얼음 속을 파고들고 있다
뜨거운 입술로
혓바닥으로
벌거벗은 돌멩이
온몸으로 너에게 푹 빠져
촉촉이 젖은 돌멩이
조금 드러난 등짝으로
지는 저녁 햇빛도 받아
돌멩이, 숨도 안 쉬고
그 두꺼운 동토의 처녀막을
맹렬히 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