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따뜻한 얼음
감사공
2025. 1. 15. 15:44
따뜻한 얼음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안에 숨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