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4. 12. 29. 08:58

겨울 산

최승호

   개구리의 동안거는 입을 딱 붙이고 안 먹는 것이다. 곰의 동안거는 굴 속에서 한잠 푹 자는 것이다. 나무의 동안거는 우두커니 봄을 기다리는 것이고, 산승의 동안거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깊이 생각하며 좌선하는 것이다.

​   말이 안거지 들여다보면 다 고된 수행이다. 겨울산에서 나오는 봄날의 뱀을 보라. 얼마나 고되게 수행을 했는지 얼굴은 핼쑥하고 몸이 수척해서 개구리를 만나도 잡아먹을 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