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4. 2. 19. 18:26

기러기

김수열 

아비는
저렇게 가야 하는 것이다
두 눈에 진물이 흐르고
기억 저편이 흐릿해져도
두 어깨 나란히 어린 식솔들 거느리고
앞장서서 먼길 가야 하는 것이다

힘겨워도 내색하지 않고
지나온 길 애써 지우며
차갑고 먼길 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