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4. 1. 5. 21:55
북어
이재무
양파, 마늘, 감자와 섞여
국이 될 줄은
살았을 적엔 꿈도 꾸지 못했다
그것들은 그것들대로의, 뭍에서의
생이 있듯 나는 그저 푸른 바다를
어눌하게 살았을 뿐이다
따로 욕심을 챙긴 적이 없어도
세월은 맘 같지가 않다
나는 이미 죽어 있고
누군가의 즐거운 입 속에 들어가
그의 살이 되기 위해
순치된 얼굴로 처분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죽은 것들이 한몸으로 섞여
섭씨 100도 안에서
더욱 부드러워지기 위해
펄펄펄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