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現代詩(姜聲尉 博士 제공)
모기와 같이 잔 날
감사공
2023. 8. 3. 21:35
모기와 같이 잔 날
윤재철
술 먹고 정신없이 쓰러져 잔 날
꿈속에 어렴풋이 여자와
달콤한 사랑을 속삭였는데
문득 깨어보니
어떻게 방문이 열렸던지
모기떼가 앵앵거리며 사방 난리다
일어나 형광등을 켜보니
온몸이 모기에 물려 벌겋고
벽에 달라붙은 모기들이
잘 날지도 못하도록 통통하다
새벽 네시
멍청히
천장만 치켜보고 앉아 있는데
생각할수록 기가 막혀
왜 모기가 여자가 되었을까
왜 여자가 모기가 되었을까
이윽고는, 에잇
주섬주섬 옷 챙겨 입고
아직도 깜깜한 산길을 오르자고
비척거리며 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