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3. 6. 28. 20:15

어처구니

마경덕

나무와 돌이 한 몸이 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

근본이 다르고
핏줄도 다른데 눈 맞추고
살을 섞는다는 것
아무래도 어처구니없는 일

한 곳에 붙어살며 귀가 트였는지,

벽창호 같은 맷돌
어처구니 따라
동그라미를 그리며 순하게 돌아간다

한 줌 저 나무
고집 센 맷돌을 한 손으로 부리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일
 

* 어처구니 : 맷돌의 나무 손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