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3. 6. 7. 22:27
연민
이상국
흐르는 강이 나이를 자시면
무엇이 되는지
양양 남대천 물너름에 와서 보아라
한때는 살을 내줄 것 같던 사랑이나
몸을 내던지며 울던 슬픔도
생의 굽이굽이를 돌며 치이고 닳아
이제는 모래처럼 순해졌으니
산그림자 속으로 새들 돌아가고
저무는 강둑에서 제 몸 비춰보는 저것,
자식낳이 다한 어머니처럼
거대한 자궁을 열어놓고
혼잣노래 하는
저 오래된 연민을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