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공 2023. 2. 15. 19:03

과일가게에서 

                             최영미  

사과는 복숭아를 모르고
복숭아는 포도를 모르고
포도는 시어 토라진 밀감을 모르고 

이렇게 너희는 서로 다른곳에서 왔지만
어느 가을날 오후, 
부부처럼 만만하게 등을 댄 채
밀고 당기며
붉으락푸르락
한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