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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유창섭
봄으로 가는 날은 가까우나
거저 오는 게 아니야
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
꽃샘눈보라가 밀려오고
꽃샘추위가 부풀어오른
꽃눈 얼어터지게 하면서
소란스럽게,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내라며
쌓아두었던 미움 모두 내놓으라며
올 것은 모두 데리고,
보이지 않던 소리들 더불어,
가장 낮은 곳으로 온다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쑥과 냉이
가장 먼저 몸을 털고 일어서서
발밑에 욕심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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